5·18민주화운동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탄생 과정이 담긴 책이 출간됐다.

민중음악가 박종화 작곡가는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 과정이 상세하게 담긴 ‘서예와 함께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심미안 출판사)을 출간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민중음악가로 알려진 박 작곡가는1982년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을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2월20일 광주 옛 망월동 5·18묘역에서 열린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서 처음 불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책은 노래가 열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영혼결혼식’이 열린 2월이 아닌 4월에 만들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광주 운암동에 거주하고 있던 소설가 황석영 작가의 집에는 전남대생 김종률 작곡가와, 오정묵, 이훈우, 김선출 등 10여 명이 모여 ‘5·18민중항쟁’ 2주기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지난 2월에 열린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모티브로 노래를 만들어 가족들에게도 선물하자”고 황 작가가 처음 제안했다.

제안을 받아들인 김 작곡가 등은 노래극 ‘넋풀이’를 제작했고 음반에 수록된 7곡 중 1곡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노래는 황 작가가 백기완의 시집에서 몇 구절을 골라 작사했고 김 작곡가가 음을 만들었다.

또 이 노래를 최초로 부른 사람은 당시 전남대를 졸업하고 광주문화방송국 입사 시험에 합격해 발령장을 기다리던 오정묵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와함께 책을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전국으로 퍼져 당시 학생운동권에서 불려진 계기 등 ‘임을 위한 행진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또 노래의 의미와 함께 모티브가 된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 원문, ‘넋풀이’ 대본, 편곡 악보 등이 담겨 있다.

이 밖에도 책에는 서예가이기도 한 박 작곡가의 서예작품이 20점이 간략한 해설과 함께 수록됐다.

박 작곡가는 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제10옥사)에서 ‘영상과 함께하는 박종화 서예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다.

박 작곡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윤상원과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서 처음 불린 것이 아니고 사후에 증정된 노래이다”며 “곡의 의미가 있는 만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곡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서술했다”고 밝혔다.

박 작곡가는 1963년 광주에서 태어나 1982년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1987년부터는 민중가수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 30여 차례의 단독 공연과 400여 곡을 발표했다.

또 1992년에는 시집 ‘바쳐야 한다’ 등 2권을 펴냈으며 2007년부터는 서예가로 변신해 다수의 개인전 등을 열며 활동하고 있다.

이문수 기자 zkjok0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