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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5(수) 14:38
  • 원인분석 끝났다면, 방아쇠를 당겨라
  • 2018년 04월 23일(월) 16:05
1992년 영국 화폐 파운화의 가치가 한순간에 20%나 떨어졌다. 그 당시 무명에 가까운 한 펀드 메니저가 파운드화를 대량 투매했다. 그리고 단 며칠 사이에 10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1조가 넘는 돈을 단 며칠 만에 번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BOE)을 굴복시킨 사나이’가 되면서 세계적인 유명인사로 급부상한 소로스, 한국에 소로스라는 이름이 알려진 것은 IMF 시절 한국을 방문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경제위기극복에 대한 조언을 하고 부터이다.

29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원인에 대해 국과수는 “제천 화재 원인은 1층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보온등의 축열(과열)이거나 전선의 절연 파괴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감식결과를 발표했다. 밀양화재도 “발화장소가 환자복 및 탕비실 천장으로 추정된다.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 현재로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탕비실 석고보드 천장 위로 깔린 전선의 전기 합선으로 불이 났다는 뜻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꼭 필요한 전기는 우리나라 화재 발생원인 중 가장 많다. 이런 전기화재는 낡은 전기기구나 부실공사로 인해 발생도 하지만 대부분은 전기용품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 부족 또는 사용하는 사람의 부주의나 방심으로 발생한다. 전기기구의 과열 및 탄화 상태를 가져와 발생하는 것으로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기용품을 사용 할 때에는 올바른 사용법의 숙지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천에 이어 밀양 화재 등 잇단 화마로 인한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건물을 짓는 방식인 ‘필로티’ 구조가 지목된다. 필로티는 건물 1층을 벽 없이 거의 기둥만으로 만든 건물 양식을 말한다. 필로티 방식은 지상 교통을 방해하지 않는 한편, 차량 주차 등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최근 다양한 건물에 활용된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키울 수 있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는 화재 발생시 1층으로 바람을 빠르게 유입시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사 확대요인으로는 스프링클러미설치, 스티로플 이용한 드라이비트공법, 신체보호대 사용 환자 고정, 방화문 미설치와 제 역할을 못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결론적으로 소방관련법령과 건축관련법령이 개정되어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 제천 화재,밀양 화재 등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야당은 “대통령 책임”이라고 공격하고 여당은 “우리는 다르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상대방을 탓할 것이 아니라 사고 재발 방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여야는 공격과 대응 수준을 벗어나 국민 생명권 보호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시설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었다면 이제는 보다 변화된 조건에 맞춰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안전문제에 대해선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건축물 규모에 따라 획일적으로 안전 기준을 적용하는 현행 소방 관련법은 손질이 필요하다. 안전 대책이 더 절실한 건물이 화재에 무방비하였다.

입법 사각지대는 곳곳에 널려 있었다. 안전 사각지대를 방치하면 언제 어디서 ‘제2의 제천, 밀양 참사’가 터질지 모른다. 그동안 정부는 재난이나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임시방편 땜질 처방만 해왔다. 이번에야말로 종합적인 재난안전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급한 불끄기’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안전 대책을 내놔야 한다. 정부는 물론이고 여야가 서로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분석을 잘하는 사람, 예측을 잘하는 사람은 수백 수천이 있지만, 그 정보를 이용해 방아쇠를 당기고 예측에 따라 ‘위험’ 속에 돈을 거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해요”

소로스의 말처럼 원인과 분석이 끝났다면, 결정적일 때 여야 합의로 모처럼 국회가 제대로 일했다는 그 한마디를 모든 국민은 듣고 싶어 한다.
이가영 기자 zkj0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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